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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의 노래 – ![]() 김훈 지음/생각의나무 |
이순신 장군의 고단한 삶을 거친 듯 담담하게 그려낸 소설
익히 들어왔던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였지만, 쉬이 읽히지는 않던 소설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책을 손에 잡을 때마다 느껴지는 축축한 공기와 고단한 기운에 전염되는 듯한 기분 탓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순신 장군에게 그토록 고단하며 지루했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 준 힘은 무엇이었을까? 어린 시절부터 받은 교육 때문에 잠재된 무의식 때문이었을까? 창검과 총포를 겨누는 적을 이겨내야겠다는 열망이었을까? 임금을 지키고자 하는 충의? 백성을 구하고자 하는 애민? 자리가 사람을 만들었던 것일까? 시간은 흘렀고, 역사 속 인물이 된 그에게 정답을 확인할 방법은 없겠지.
아무튼,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당시의 역사를 재구성한 소설을 오늘의 나는 읽었다. 만약 이순신 장군이 소설 속 인물과 다른 인생을 살았더라면 한반도의 역사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겠지. 오늘, 이 사회, 이 나라, 그리고 우리들의 존재는 어느 한순간에 불현듯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오늘의 현실이 과거의 토대 위에 세워진 것이라면, 지금 살아가는 순간들은 또 다른 과거의 토대가 되지 않을까? 덕분에 오늘 하루를 좀 더 진지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 하나를 발견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