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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만든 Geeks – ![]() 앤디 허츠펠드 지음, 송우일 옮김/인사이트 |
매킨토시 컴퓨터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당시 참여했던 사람들의 회고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일주일에 90시간을 일하기도 하고, 개발자와 관리자 간에 갈등이 존재하며, 릴리즈를 앞두고 겪는 긴장감과 밤샘작업, 릴리즈 후의 아쉬움이나 프로젝트 종료 후의 허탈함 등 개발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꽤 재미있다.
게다가 이 분들은 매킨토시에 대해 애정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돈 보다도 순수와 열정만으로 일을 할 수 있었던 시기에 작업한 결과가 현재에는 Revolution으로 자리매김되었고, 그 주역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면에서 보면 승자의 회고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한편으로 애플에서 초기 매킨토시를 만들었던 비범한 인재들의 모습이 스티브 잡스라는 거인에 가려져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지만, 그 기반에는 애플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겠지. 책을 보면 당시의 스티브 잡스는 그런 구성원들에게 재미있는 방식으로 보상을 해주었다. 지금도 그런 방법이 통할까 싶긴 하지만, 당시 20대였던 그들에게는 꽤나 인상적인 일이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앨런 케이의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란 말이었다. 저자 중 한명이 세미나에서 앨런 케이에게 듣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 말인데, 나도 마찬가지였다. IT 분야에 쏟아지는 다양한 시그널을 체크하면서 트렌드를 쫓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직접 시그널을 보낼 수도 있겠구나. 앞으로 노이즈가 될 지라도 시도는 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도 괜찮고 에피소드 위주의 이야기들은 짧은 호흡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스타 뒤에 가려진 조연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담은 책들도 이렇게 종종 나와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