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현관에는 디지털도어락이 설치되어 있다. 그 자체로 안전한 줄 알고 지내 왔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디지털도어락만 설치된 경우에는 강한 전기충격만으로 쉽게 열릴 수 있기 때문에,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보조키를 추가하여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보조키를 설치하기 위해 여기저기 물어보고 검색을 했다.
처음에는 막막했으나,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나름대로 정리가 되었다. 보조키의 종류와 가격은 천차만별이었고, 보안성과 사용기 위주로 검색하여 결국 아다먼트2로 결정했다. 구매를 위해 가격비교 사이트를 찾아보니 대략 5만원 정도, 설치비는 보통 3만원 정도 였다. 인터넷으로 구매할까 하다가 그냥 동네 열쇠가게에서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동네 자영업자들 힘들다던데 하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이었다.
그 길로 동네 열쇠가게에 갔다. 보조키 얘기를 하니 3만원부터 6만원까지 만원단위로 상품을 보여준다. 설치비 포함가격 이라고 한다. 저렴하긴 했지만, 아다먼트2는 없는지 물어봤다. 잠시 생각하더니 주문하면 된다고 한다. 가격은 얼마인지 물어봤더니, 설치까지 15만원을 부른다. 두 집이 같이 설치할 건데 에누리 좀 안되냐고 여쭸더니 절대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본 가격이 있는데 너무 차이가 난다고 말하니, 표정이 안좋아지신다. 설치만 요청하면 얼마냐고 여쭈니 개당 3만원이라고 한다.
그냥 되돌아 나와서 인터넷으로 구입했다. 설치까지 요청했더니 기사가 직접 들고와서 배송비도 절약했고, 7만 6천원에 모든게 끝났다.
동네 열쇠가게 아저씨는 폭리를 취하려 했던걸까? 아니면 최소한의 이윤을 남긴 적정가를 제시했던걸까? 어떤 것이었든지 간에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동네 자영업자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을 듯 싶다. 괜스레 마음만 무거워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