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

 

이 책을 손에 잡고 읽게된 계기는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초반부의 이야기 덕분 이었다. 착하고 힘없는 개발자가 고생해서 만든 시스템을 사용자는 사용하기 불편해서 거만하기 짝이 없는 소프트웨어로 인식한다는 내용이었다. 착하고 힘없는 개발자에게 감정이입되어 임백준씨가 썼던 책들과 비슷한 류라 생각하고 기대에 차 계속 읽게 되었다.

하지만 짧은 에피소드 뒤에 이어지는 내용들은 꼭지로만 보면 괜찮았지만 그다지 인상적이진 않았다. 쟁쟁한 토픽들을 유기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저 펼쳐 놓기만 한 느낌이랄까. 마치 맨유 선수들이 우리나라 청소년 대표팀을 만나 졸전을 치루는 경기를 본 것만 같다.

그렇다고 해서 책 내용이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단지 코드가 맞지 않을 뿐이었던 것 같다. 번역서가 아닌 국내 개발자의 살아있는 경험과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측면에서는 좋았다. 

앞으로도 국내 현장의 실전 경험이 많은 분들의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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