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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즙 배달원 강정민 – ![]() 김현진 지음/한겨레출판 |
왜?
지방에 다녀오는 고속열차 안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2를 펼쳤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 줄 소설책을 검색하다가 상위권에 있길래 전자책으로 읽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생각들
학교를 졸업하고 마주하는 사회의 진입장벽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힘겹게 그 벽을 넘어서면 또 다른 벽이 등장한다. 넘어서기를 포기하면 그 벽을 마주하고 살아가야 한다. 그 자리에 만족할 수도 있고, 넘어서지 못한 벽 너머를 부러워 할 수도 있고, 몇 단계를 밀려날 수도 있다. 그 세월 동안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든든한 뒷배가 되어 주는 것이 부모다. 그런데 부모가 내 편이 아니라면, 마주해야 할 세상은 얼마나 힘겨울까? 소설 속 녹즙 배달원 강정민의 과거와 알코올 중독으로 살아가며 겪는 이야기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반면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지 못한 부모의 마음은 어땠을까? 부모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일 텐데. 벽을 마주하다 몇 걸음 더 밀려난 현실에서 주위를 둘러 볼 여유는 있었을까? 소설 속에서 부모의 속내도 같이 엿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과장이 심하거나, 작위적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불편하기도 했다. 소설 속 에피소드이긴 하지만 범죄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을 일상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건 무리수 아닐까. 마치 이분법이 지배하는 세상처럼 보였다. 아, 작가의 의도였을까? 마음의 상처를 달래 주던 알코올에 중독된 주인공에게는 망상 증세가 있다. 그런 주인공에게 보이는 세상과 사람들은 일반적인 경우와는 다르게 보였을 것 같다. 그것을 좀 더 극적으로 표현했던 것은 아닐까? 조금은 불편했던 감정이 사라진다.
책을 덮으며 든 생각
책을 덮으며 순대국이 생각났다. 소설 속에 나온 순대국집의 풍경에서 떠오른, 한 때 자주 다녔던 순대국집이 잔상이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나 보다. 소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순대국집 묘사였기도 했다. 시장 골목 안에 있던 그 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까? 그 때 같이 먹으러 다녔던 친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