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웨어 과월호 읽고 버리기

15년

15년 동안 책장 한 칸을 차지하고 있었다. 책장을 비워내야 하는 순간마다 늘 마지막까지 후보로 남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정기구독할 만큼 애정이 있었고, 하루의 대부분을 개발로 지내던 시절의 동반자였기 때문이 아닐까. 책장 한 켠에 있는 잡지들을 보면 왠지 힘이 되기도 했고, 위안이 되기도 했었다.

마소 과월호 읽기 프로젝트

책을 사려다 꽉 찬 책장을 보며 주저하는 걸 보고 책장 정리를 시작했는데, 진척이 느리다. 마소 과월호가 가장 큰 벽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쉬움이 커서 대충이라도 한 번씩은 읽고 버리기로 마음 먹었다.

읽으면서 끄적였던 메모들

현실은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의 SI 현실, 갑을병정으로 이어지는 하도급 문제, SW 제값 받기 문제 등을 언급한 기사들이 있었다. 지금 나온 기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내용이었다.

현학적인 글은 쓰지 말자.
미사여구와 현학적인 표현이 많은 글은 본질을 제대로 가르키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을 빙빙 돌아서 가는 듯한 느낌, 길을 잃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꾸준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존경할만한 사람들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세상에는 실력자들이 많다. 겸손하자.

신제품 광고
잡지가 나올 당시에는 최신 제품들이었을텐데, 지금 보니 완전 구닥다리다. 추억의 물건들이 많네.

스프링, AJAX, 웹서비스, 파이썬 등
15년 전 그 가치를 알아보고 기사를 쓴 사람들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선견지명이 어울리는 사람들을 보고 감탄했다.

지금도 이런 월간지가 나오면 좋겠다.
검증되고, 정제된 기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검색해 보니 마소는 폐간이 된 줄 알았는데, 연 4회 발행하고 있다고 한다. 존재감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시원섭섭

재활용에 버리고 나니 시원섭섭하다. 미니멀리즘까지는 아니지만, 늘어난 짐만큼 좁아진 집도 조금 더 쾌적하게 만들고 싶다. 그리고 비워야 또 채울 수 있으니, 섭섭함에 너무 무게를 두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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