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책, 추억이 샘솟는 책이다. 두껍고, 어려워서 더디 읽히는 탓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담스러웠던 책들이었지. 그래도 가지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든든했던 기억이 난다. 나름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던 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 이젠 안녕.
이사를 하면서 많은 물건을 버렸다. 10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를 여럿 해치우고도 정리되지 않는 집안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낡은 전자제품들을 “폐가전 무상방문 수거서비스“를 통해 치웠다. 노트북 2대는 중고나라에 진작 팔았으면 좋았을것을… 덕분에 ‘아끼면 똥 된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