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생각해서 수영을 다시 시작한 것이 3년 전 이었다. 불어나는 몸을 조금만 더 방치하면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될것만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만 2년을 꽉 채우면서 15kg 정도를 감량했고, 그 상태에서 계속 유지되고 있다. 너희들 덕분이야. 고맙다.
역대 최고 몸무게를 경신하던 시절의 바지들이다. 언제 마지막으로 입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허리 사이즈가 88이라니, 믿을 수가 없네. 당시엔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오고, 살이 찌는게 정상이지. 풍채가 좀 있어야하지 않나?’란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지금은 게으름에 대한 변명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바지 7벌이 옷장에서 빠지니, 훤하구나.
옷장의 바지를 정리하다가 추억의 물건을 찾았다. 대학 때 선배가 사줬던 등산바지를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돋는다. 상당히 편해서 학교에도 자주 입고 다녔었고, 선배와 종종 등산을 가면 꼭 입었었지. 산악동아리 선배가 이 바지를 입고 다니던 나를 보고 뭐라뭐라 했던 기억도 난다. 그게 벌써… 언제적 이야기인지. 쭈글쭈글해진 주름은 세월의 흔적인가. 왠지 센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