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나더 라운드 Another Round, Druk, 2020

 

북유럽의 생활상을 엿보다. 

영화 내용 보다도 흥미로웠던 것은 북유럽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익숙한 조명기구들이 보였고, 무거운 듯 은은한 조명의 가정집과 식당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고, 심심해 보이는 거리 풍경이 정겨웠다. 북유럽에서 살아본 것도, 다녀온 것도 아니다. 북유럽 인테리어와 디자인 소품에 대해 종종 듣기도 했고, 몇가지를 가지고 있다 보니 은연 중에 익숙해 진 것 같다. 어느새 막연한 향수 비슷한 감정이 자리잡은 걸까? 한 번쯤 가서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이란 무엇인가? 

영화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젊음을 맞이한 청춘과 젊음을 떠나보낸 중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고리타분한 선생님들의 수업에 실망한 학생들은 불만을 드러낸다. 반면 젊음을 떠나 보낸 선생님들은 수업을 이끌어 갈 힘이 없다. 그저 직장에서, 가정에서, 인간관계에서 주어진 일상에 순응할 뿐이다. 왜 그랬을까?

젊음을 맞이한 청춘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있다. 무엇을 상상하든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꿈을 꿀 수 있고, 그래서 전진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반면 선생님은 이미 그 길을 지나왔고, 미래가 정해졌다. 그렇게 몇 해를 반복하다가 서서히 젊음을 떠나 보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영화적 장치, 술

젊음을 떠나 보낸 중년의 선생님들은 미래를 이야기 하지 않는다. 과거를 회상하며 지나간 젊음을 그리워한다. 이제 다시는 젊음을 되찾을 수 없는걸까? 이 때 노르웨이 철학자의 이론이 그들을 유혹한다. ‘신의 장난으로 인간의 혈중 알콜 농도는 0.05% 부족하다. 이를 채워야 완벽한 상태가 될 수 있다.’ 대강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날부터 시작된 실험이 영화의 주요 에피소드가 된다. 적당한 술과 규칙으로 시작된 긍정적인 변화는 인생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술을 이기지 못해 위태로운 상황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영화는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무거운 장례식과 생기발랄한 졸업식이 보여진다. 침울해 있던 선생님들은 불현듯 뮤지컬 엔딩 같은 화려한 피날레 속 주인공이 된다. 잠시 어리둥절하긴 했지만, 한편으로 무겁지 않고 흥겹게 마무리해서 좋은 기분으로 나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을까? 역시 적당한 알콜 덕분인걸까?

젊음은 꿈이다. 꿈의 내용은 사랑이다.

영화 시작 부분에 나왔던 나레이션인데, 영화와 어떤 관련이 있었을까? 젊음이 꿈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는데, 꿈의 내용이 사랑이라는 것은 영화의 어떤 부분과 연관이 있는 메시지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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