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버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내게 책이란 무엇일까? 버리려고 책장에서 빼놓았어도, 분리수거를 하려고 다시 손에 쥐면 아쉬움이 남는다. 중고로 팔 수도 없고, 어디에 기증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보관하자니 다시 볼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리 미련이 남는걸까? 과거의 것에 연연하지 말자고, 보내줘야 새로운 것들을 채울 수 있다고 되뇌이며 힘들게 버렸다. 만약 책을 필요한 누군가에게 줄 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아쉬움이 크진 않았을 것 같다. 괜찮을 책들을 폐지로 버려야 한다는 사실, 그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미루고 미루던 냉장고 안의 쓰레기들을 치웠다. 음식물 쓰레기가 11.55kg 나왔다. 깔끔해진 냉장고 안을 보니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정리하기 전 사진을 찍었으면 확실히 비교가 될텐데, 깜빡했네.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야 하는 음식들을 보면서 ‘이렇게 낭비하는 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