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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 ![]()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민음사 |
처음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고등학교 때였는지 대학 때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이후로 여기저기서 인용되는 것을 꽤 많이 보고 들었던 책이다. 그럴 때마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지나쳤었는데, 올해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다. 스티브 잡스 열풍이 불면서 애플이 1984를 모티브로 만든 광고를 본 것이다. 막연히 생각했던 이미지가 광고 영상을 통해 구체화 되고,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니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 구입하고 말았다.
책은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초반부를 지나면서 인물과 사건 전개가 다소 사상적으로 변해갔기 때문일까. 읽다 보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이내 손을 놓기 일쑤였다. 덕분에 얼추 2달 정도 걸려 읽은 것 같다.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오세아니아의 당원인 윈스톤은 깨어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모순투성이인 당의 구호나 주변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감시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그런 내색을 하는 것은 파멸에 이르는 길임을 알고 있기에 불안한 생활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런 윈스톤의 내면이 당의 조직적인 강압과 설득에 의해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오세아니아가 어떻게 그런 사회가 되었고 유지해 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국가라는 절대 명제와 목표 지상주의의 결합에 개인의 자유가 결여되었을 때를 경고하는 소설이라고나 할까. 더불어 모든 언론이 엄격히 통제되어 과거까지 조작하는 사회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나마 국가의 역할, 정치,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자, 경제, 조중동, 나꼼수, 언론, 사회 안전망 등 주위를 둘러싼 많은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제 겨우 주요 인물과 배경, 오세아니아의 국가철학과 관련된 몇몇 용어를 이해하는 정도일 뿐이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그때에는 지금과는 다른 깊이의 느낌이 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